‘가스라이팅’을 알아차리는 방법 – 무의식적으로 조종당하고 있는 걸까?
오늘은 인간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을 알아차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한다.
1. 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가? – 심리적 조종의 메커니즘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그런 말 한 적 없어. 네가 착각한 거야.”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듣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조종하여 현실 감각을 흐리게 만들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조작 행위다.
이 용어는 1938년 연극 Gas Light에서 유래했다. 극 중 남편이 아내를 조종하기 위해 가스등(Gas Light)을 어둡게 만들면서도 “조명이 어두워진 게 아니다”라고 반복적으로 부인해, 결국 아내가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의심하게 만든다.
가스라이팅은 단순한 거짓말이나 감정적인 설득과 다르다. 가해자는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사고방식을 조작하여,
결국 피해자가 자기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는 점점 더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되고,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게 된다.
가스라이팅은 연인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 내 관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심리적 조종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2.가스라이팅의 전형적인 패턴 –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의심하라
가스라이팅은 교묘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피해자는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패턴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가스라이팅의 특징을 살펴보자.
1) 기억 조작 (Denial & Forgetting)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종종 “난 그런 말을 한 적 없어”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기억을 부정한다.
피해자는 처음에는 확신을 가졌더라도, 상대방이 계속해서 부정하면 점점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게 된다.
예: “너 그때 나한테 화냈잖아.” → “무슨 소리야? 난 절대 화낸 적 없어. 네가 과민반응하는 거야.”
2) 감정의 과장 또는 무시 (Minimizing & Exaggerating)
가해자는 피해자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몰아가거나, 반대로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피해자가 분노하거나
슬퍼할 때, “너 너무 감정적이야” 혹은 “그 정도 일로 왜 그래?”라며 피해자의 감정을 사소하게 만든다.
예: “네가 날 무시해서 속상해.” → “그냥 장난친 건데? 넌 진짜 예민하다.”
3) 희생자 역할 연기 (Playing the Victim)
가해자는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람은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혹은 “내가 상처를 준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사과하거나 자신을 탓하게 된다.
예: “네가 내 기분을 너무 상하게 했어. 난 널 위해서 그렇게 말한 건데.”
4) 타인과의 관계 차단 (Isolation)
가해자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친구나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 가스라이팅이
들통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 친구들은 널 이해하지 못해” 혹은 “가족들이 널 너무 간섭하는 거야” 같은 말을 하며 점점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피해자는 점점 자기 확신을 잃고, 가해자의 시선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스라이팅을 깨닫고 벗어날 수 있을까?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방법 – 나 자신을 지키는 법
가스라이팅의 가장 무서운 점은 피해자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가스라이팅을 의심하고 벗어날 수 있다.
1)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 가지기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의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법: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일기나 메모를 작성해보자. 상대방이 한 말과 내 감정을 기록하면, 나중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때 확실한 증거가 된다.
2) 믿을 만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외부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고립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족이나 친구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방법: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라고 물어보자.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가해자의 조작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3) “아니”라고 말하는 연습하기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반박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부정당하지 않는 것이다.
예: “네가 예민한 거야.” → “나는 그렇게 느꼈어. 내 감정을 무시하지 마.”
작은 거절부터 연습하면서, 점차 자신의 감정을 지키는 법을 익혀야 한다.
4) 필요하다면 관계를 끊는 것도 고려하기
가스라이팅이 지속되면 피해자의 정신 건강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때로는 해로운 관계를 단호하게 끊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려 하기보다 거리를 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방법: 상대방과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두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심리 상담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스라이팅을 인식하는 순간, 벗어날 수 있다
가스라이팅은 교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은 이를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반복되는 기억 조작, 감정 무시, 희생자 역할 연기 등의 패턴을 알아차린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하고 대처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감정을 믿는 것이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라고 의심이 들 때, 스스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타인의 조작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하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어떤 관계에서도 존중받아야 하며, 누구도 우리의 현실 감각과 감정을 조작할 권리는 없다. 😊